켄싱턴 슬림블레이드 단점
- 내 돈 주고 쓴 리뷰
- 2020. 5. 17.
이전 글에 이어 제가 사용하고 있는 트랙볼마우스 켄싱턴 슬림블레이드의 단점에 대해 하나씩 알아볼게요.
켄싱턴 슬림블레이드 단점
굉장히 의아한 부분인데 슬림블레이드는 유선 제품만 있고 무선 제품이 없어요. 켄싱턴에는 '익스퍼트 무선 트랙볼마우스'라는 제품이 있긴 하지만 슬림블레이드와는 조금 다르게 생겼어요.
무선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슬림블레이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저렴하게 팔기도 해요. "유선보다 싼 무선?"이라는 게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는데 많은 후기를 살펴보니 익스퍼트의 마감이나 트랙볼의 품질이 슬림블레이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선"이라는 장점이 돋보이죠.
그런데 익스퍼트 무선 트랙볼마우스도 결정적인 단점이 있어요. 바로 마우스의 높이가 높다는 거예요. 마우스 위에 손을 올리면 손목이 위로 꺾이게 되고 이로 인해 손목 통증이 생기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손목받침대를 함께 제공하고 있을 정도예요. 슬림블레이드에는 없는 옵션이 생긴 거죠. 이것만 보더라도 익스퍼트보다 슬림블레이드가 조금 더 완벽에 가까운 제품임을 알 수 있어요.
그렇다면 슬림블레이드의 디자인에 무선의 편리함이 더해진다면 정말 완벽한 제품이 될 텐데 아쉽게도 슬림블레이드 무선 제품은 없어요.
슬림블레이드는 켄싱턴에서 제공하는 trackballworks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각 버튼의 설정을 바꿀 수 있어요. 그런데 trackballworks에 대한 악평은 사용 후기를 조금만 찾아봐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컴퓨터를 재부팅할 때마다 설정값이 바뀐다거나 마우스의 왼클릭, 우클릭만 된다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저 역시 trackballworks를 이용하다 한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위 사진처럼 설정을 [웹 브라우저]의 하위 항목 [뒤로], [앞으로], [정지], [새로 고침]으로 바꿔도 제대로 동작을 안 하더라고요. 다행히 저는 [뒤로] 기능만 필요해서 [뒤로] 대신에 [backspace]를 설정해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backspace로 설정해두면 웹서핑 할 때 [뒤로] 동작도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선 글자를 지울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긴 해요. 그래서인지 저는 이 정도의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만족스레 사용 중이지만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성능을 제한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건 큰 단점이라 할 수 있어요.
비싼 가격을 단점으로 꼽지 않을 수 없어요. 해외직구를 하지 않으면 14만 원 정도인데 누군가에겐 헉! 소리나는 금액일 수도 있어요. "나는 만 원짜리 마우스도 잘 쓰고 있는데 왜?"라고 말하면 딱히 할 말이 없어지는 금액이거든요. 저도 손목이 아프지만 않았다면 여기까지 절대 오지 않았을 거예요. 여러모로 '괜히 트랙볼마우스의 끝판왕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가격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겐 정말 만족스러운 제품이 아닐 수 없어요. 가끔 너무 익숙해져 좋은 줄 모르고 쓸 때도 있지만 일반 마우스를 쓰다 보면 금세 슬림블레이드를 찾게 되거든요. 손목 통증 때문에 고민이신 분이라면 꼭 한 번 사용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만의 꿀팁..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손목 통증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던 방법을 알려드리며 포스팅을 마칠게요.
마우스를 슬림블레이드로 바꾼 것만으로도 손목 통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지만 워낙 심하게 손목이 아팠던 터라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었어요. '슬림블레이드를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없을까?' 고민하다 버티컬마우스처럼 손목을 조금 더 세워서 쓸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로지텍의 MX ERGO 마우스처럼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봤지만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이런 방법이었어요.
슬림블레이드에서 다리가 돋아난 것 같아 약간 우스운 모습이 되었지만 만족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어요. 조금 남아있던 손목 통증이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거든요. 저처럼 중증이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사용할 필요가 없겠지만 조금 더 편한 사용감을 원하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혹~시 제가 했던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사진을 조금 더 남겨 드릴게요.
저는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긁힘 방지패드를 이용했어요. 두꺼운 부직포 재질이라 적당한 쿠션도 있고 양면 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겹겹이 쌓기도 편하거든요. 원하는 높이가 될 때까지 쌓은 뒤 슬림블레이드에 붙여줬어요. 그리고 조금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글루건으로 마무리를 했어요.
이렇게 저만의 슬림블레이드를 완성한 뒤로 저는 다른 마우스는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었어요. 저에게 이보다 더 좋은 마우스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끔 제 책상을 보시는 분들이 놀란다는 것만 제외하면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조합인 것 같아요.
이상으로 저의 고민이 가득했던 마우스 방랑기를 마칠게요. 부족한 내용이었지만 참고할만한 내용이었길 바라며 인사드릴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또 다른 포스팅으로 인사드릴게요. 안녕히 계세요~